수학상담

중3, 수2 이후 어떻게 해야 할까요?

miruza 2020. 6. 4. 21:44

수1과 수2까지 기본정석과 실력정석을 마치고 미적분을 들어갈 단계에 있는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다른 과목은 수학보다 더 뛰어나고 수학 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중학교 과정 학교 수학 시험 대비는 거의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감각이 좋고 공부량도 많았다.

수1과 수2 과정도 여러 번 반복했기 때문에 내신이나 수능의 킬러 문제를 풀 정도는 아니지만 웬만한 문제는 접해본 상태였다. 따라서 부모님의 생각은 미적분을 계속 이어 진도를 나가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이후에는 수학(상)부터 다시 심화 과정을 다지게 될 것이었다.

이 학생은 수학이 상대적으로 못하는 편에 속했고 다른 과목 공부는 더 뛰어난 편이었기 때문에 일반고든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든 충분히 갈 수 있는 실력이었다.

수학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는 그래프 활용 능력에 있었다. 이 학생은 수학을 연산으로 푸는 실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개념과 연관시켜 그래프상의 변화를 이해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따라서 문제를 풀 때 될 수 있는 대로 대수적으로 풀려고 하고 그래프를 그려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가 생긴 이유는 학생의 높은 이해력으로 인해 중3-1 과정을 너무 어린 나이에 너무 수월하게 지나가게 되었다는 것과 수학(상)(하)의 2차함수와 방부등식의 연계 부분, 합성함수와 역함수, 유무리 함수 부분을 심화까지 충분히 하지 못하여 웬만한 대수적 해결로 테스트상의 문제가 없이 넘어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1의 지수로그함수, 삼각함수, 수2의 3,4차 함수에서 그래프와 연관된 다양한 성질을 충분히 숙지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 이런 학생의 경우 미적분을 그대로 나가게 되면 초월함수의 미적분을 연산으로만 이해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익숙한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풀어 내지만 생소한 문제가 출제되면 제대로 못 풀어낼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개념 지도가 전체적으로 정확히 그려지지 못하고 유형에 따른 이해도의 편차가 커지게 된 것이다.

이런 학생의 경우 수학(상)(하)를 다시 정리하고 수1, 수2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좋겠지만, 많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미적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적분 진도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적분을 들어가기 전에 적어도 수학(상)(하)의 함수와 연관된 부분을 복습하면서 그래프적 해석에 대한 습관을 좀더 들여 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함수의 심화가 반드시 들어가는 킬러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선행을 할 경우 함수에 대한 이해, 함수와 방정식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숙지하고,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제대로된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에 대해 계속 체크해 나가면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번 돌리는 학생들 못 따라간다고들, 여러 번 돌리지 않아서 고등학교 가서 수학을 잘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여러 번 돌릴 수 있는 학생들은 그만큼 역량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여러 번 못 돌린 학생들은 그만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주어진 상황과 잠재성에 적합한 공부량과 진도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공부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매번 정확하고 꼼꼼하게 봐야 한다.